'조응천' 문재인 인재영입 20호에게 거는 기대는 뭔가?
'조응천' 문재인 인재영입 20호에게 거는 기대는 뭔가?
  • 박귀성
  • 승인 2016.02.0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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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문재인 대표가 수시로 식당 찾아와 설득했다”

(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 조응천 전 박근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문재인 대표의 인재영입 20호로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날 입당의 변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설득이 입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라고 밝혔다.

조응천 전 비서관을 문재인 대표가 영입한 것을 놓고 여의도 정가는 “참으로 의외의 인사”라며 영입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는데, 대체로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의도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결정 과정에 저희 부부의 마음을 움직인 말이 있다”며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이 겪게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정치의 시작 아니겠냐’는 문재인 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비대위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당을 선언하고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표를 만나게 된 동기에 대해 “식당을 하고 있다. 돈을 내고 사 먹을 의사만 있다면 아무나 들어오는 오픈 된 곳”이라면서 “식당을 하지 않았다면 입당의 변을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을 거다. 보자고 하면 거절하면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응천 전 비서관은 지난 2014년 11월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으로 물러난 후 작년 3월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소재 홍대입구역 부근에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현 박근혜 정권의 핵심 인물로, 그가 근무하던 시절엔 청와대 비서관들과 일정한 대립과 기싸움이 있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즉, 박근혜 정권의 핵심 인물이 더불어민주당에 온 것인데, 이는 곧 ‘망명’ 내지 ‘귀순’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 하다.

더민주당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거의 정권에 있던 사람이 아니라 현재의 권부에서 권력을 행사하던 사람이 '귀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귀순과 관련된 ‘청와대 내부에서 자신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비판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물음엔 “애초부터 저에 대한 비토가 있었기 때문에 불순한 의도라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문재인 대표가 설득하기는 했다지만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체성 면에서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차피 정치란 게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국가를 부강하게 하는 게 아니겠나”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변화, 환골탈태를 통해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들어왔다”고 대꾸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나 문재인 전 대표나 모두 현 정권에는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단련은 말할 나위도 없고, 조응천 전 비서관 역시 청와대 권력싸움의 한 복판에 있으면서 실세를 놓고 주변과 갈등을 빚으며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경우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의 한 현역 의원은 본지 기자에게 “조응천 전 비서관은 알고 있는 게 많을 것”이라면서 “그게 국가와 사회에 이로운 것이든 해로운 것이든 조응천 비서관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전 대표는 정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정권 재창출이 사명이기도 하다. 역시 조응천 전 비서관도 불명예 퇴진에 대한 회복이 필요할 듯 싶다. 아니 더 나아가 과거의 갈등과 억울함에 대해 말끔히 정리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문재인 전 대표와 조응천 전 비서관은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재인 전 대표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며 정권 재창출을 부르짖는 것과 같이, 조응천 전 비서관 역시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불거진 비선실세 의혹의 핵심이 됐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를 두고 “제2의 윤필용 사건”이라며 청와대 실세들을 정면으로비난한 바도 있다.

윤필용 사건이란 지난 1973년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의 후계자는 형님(이후락)이 해야 한다”고 했던 발언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의혹으로 번져 후배 10명이 구속되고 30여명이 불명예로 군복을 벗은 사건이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어 “재작년 12월 소위 말하는 그 사건(문서유출로 발발된 비선실세 의혹) 때 청와대에서는 ‘7인회라는 걸 만들었다, 비밀결사’라고 당시 민경욱 대변인이 직접 발표했다, 거기 수장이 저라고 지목했다”면서 “없는 일을 만들어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조응천 전 비서관은 1962년 대구 출생으로, 사시 28회를 통해 검사로 임용돼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다 현 박근혜 정부에 참여했으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고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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