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이명박 정부 이후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과 공기업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함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이같은 불법 선거 개입 관행을 감시하고자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로 이루어진 ‘국가기관 선거개입 감시 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이 출범했다. 캠페인단은 또한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오는 총선에서 선거관련 국가기관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2016총선시민네트워크’를 비롯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참여하고 있는 캠페인단은 지난 11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과 조성직 국군사이버사령부 사령관,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각각 공문을 보내 오는 20대 총선에서의 선거 공정성 보장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
캠페인단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지난 2012년 불법대선개입 사건과 같은 선거개입행위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를 위해 이들 기관이 어떤 조치를 세우고 있는지 직접 듣고자 하는 것이 면담의 취지”라고 밝혔다.
캠페인단은 이어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는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여당에 유리한 조성을 마련하기 위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선전전을 벌이는 등 불법선거개입을 주도했던 기관들”이라면서 “이들은 정치중립 의무를 어기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국내정치 개입이나 선거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어떤 책임있는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캠페인단은 면담요청서에서 “국가정보원은 심리전단 3차장 산하의 국내심리 부분을 폐지하는 등의 자체 개선방안을 제시했지만 심리전단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국내정치개입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았고, 국군사이버사령부도 심리전단의 조직 명칭만 바꿨을 뿐 실질적인 개선조치를 단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민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개입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캠페인단은 지난 3월 4일 이들 기관을 포함해 청와대, 법무부, 보훈처 등 지난 대선개입사건에 책임이 있는 10개 국가기관에 공문을 보내 이번 총선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요청한 3월11일까지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국가기관의 선거개입행위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문의했으나 답이 없었다.
캠페인단은 이들 기관이 3월 16일(수) ~ 3월 22일(화) 사이 면담 일정을 잡아줄 것을 요청하며, 면담이 성사될 시 캠페인단의 대표자인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의 대표자 및 공동운영위원장 등 4-5인이 면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캠페인단은 지난 7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서울선관위)를 방문해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공개해달라는 요구서를 전달하고, 유권자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공정하고 균형적인 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서울선관위는 이후 지난 9일 캠페인단에 회신을 보내, 공무원 등의 선거관여행위와 관련 “온.오프라인을 망라하여 적발된 위법혐의에 대하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조사?조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