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토리=박귀성 기자)울산지검이 울산 북구 무소속 윤종오 당선자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14일 오후 3시 북구 호계동 윤종오 당선자 선거사무실에서 검사와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컴퓨터와 서류 등 관련 주요 자료를 압수했다.
울산 첫 현장노동자(현대자동차) 출신 울산 북구에 출마한 무소속 윤종오 후보가 61.5%의 높은 득표율로 새누리당 윤두환 후보(38.5%)에 압도적으로 눌렀다. 하지만 당선 다음날인 이날 오후 검찰이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윤종오 당선자와 관련된 마을공동체 ‘동행’, 북구 매곡 여성회 사무실 등 2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윤종오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공식 선거사무소가 아닌 사무실에서 선거 업무를 처리한 혐의 등을 잡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 상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선거사무소 외 사무실에서 선거운동대책 등을 논의하거나 특정 후보 지원을 위해 별도의 사무실을 설치하면 안 된다.
윤종오 압수수색 뿐만 아니라 검찰은 20대 총선이 끝남에 따라 선거기간 동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당선인 104명을 입건, 98명에 대한 전체 수사에 들어갔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날 검찰은 전국 지검별로 동시 다발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윤종오 당선자는 이와 관련 “(검찰이 앞서 압수수색한 사무실) 2곳은 일반인 누구나가 출입 가능한 개방된 공간으로 도시텃밭 사업과 주민들이 휴식하는 마을카페 역할 등을 한다”면서 “표적 기획 수사를 중단하라”고 반박성명을 낸 바 있다. 윤종오 당선자는 북구에서 새누리당 윤두환 후보와 맞붙어 61.49%(5만 5621표)의 지지를 얻었다.
윤종오 당선자는 검찰의 14일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입장을 발표했다. 윤종오 당선자는 압수수색이 “새로운 노동진보정치를 꺾기 위한 현 정권의 정치적 공안탄압”이라며 “이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윤종오 당선자는 이어 “박근혜 정권의 정치탄압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노동자가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그렇게 두려운가”라면서 “오늘 오후 3시 경·검찰은 윤종오 국회의원 당선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얼마 전 선거법 위반이라며 수색한 마을공동체 동행 사무실에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아 당황했는가?”라고 검찰 압수수색을 꼬집었다.
윤종오 당선자는 또한 “국회의원 당선인 사무실까지 수사한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며 “압수목록 역시 별 게 없다. 컴퓨터 이미징 복사와 선거사무 관련 서류 등 일반적인 내용들만 가져갔다”고 밝혔다.
윤종오 당선자는 나아가 “이번 검찰의 수사는 윤종오를 지지한 북구 주민들과 노동자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욕보인 짓”이라면서 “노동자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좌시하지 않겠다. 노동법 개악을 막고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검찰청 공안부(정점식 검사장)은 14일 선거일인 지난 13일 기준으로 당선인 104명을 포함해 선거사범 1451명을 입건하고 그 가운데 3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선거일 기준 입건자 1096명(당선자 79명 포함)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윤종오 압수수색이 있던 이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수원무 당선자도 수원지검 공안부(부장 정영학)에 의해 공직선거법 상 기부행위 등의 혐의로 이천시청 등 3곳을 압수수색 당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이천시장 집무실과 예산관련 부서, 쌀을 받았다는 산악회 회원 A씨의 자택과 식당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진표 당선자는 조병돈 이천시장이 지난 설 연휴 직후 토요일인 2월 13일 이천 설봉산에서 수원의 한 산악회 소속 A씨 등 회원 30여명을 만나 2만원 상당의 5㎏짜리 이천쌀을 나눠준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김진표 당선자는 또 회원들에게 “조병돈 시장이 여러분께 쌀을 드린 것은 올해 여러분의 소망이 이뤄지라는 축언”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사전선거운동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수원지검은 김진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 데이터 등 자료를 분석해 이들이 나눠준 쌀 구입 경위와 그 타당성, 그동안 시의 홍보용 쌀 배부 현황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며 필요할 경우 김진표 당선자와 조병돈 시장 등 사건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날 검찰의 김진표 압수수색에 앞서 경기도 수원시권선구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등의 혐의로 김진표 당선자와 조병돈 시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선관위는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 등 자료도 검찰에 제출했다.
김진표 당선자측은 “설을 맞아 새해 모든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산악회원과 덕담이 오간 것이지 출마나 지지 호소가 없어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또한 춘천지검 강릉지청은 동해·삼척 선거구 이철규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이 당선인의 선거사무실을 비롯해 여러 곳을 압수수색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당선인의 선거캠프 관계자가 전화 등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월 삼척시 선관위에 고발된 사전 선거운동 혐의와 관련해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했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시점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당선자 측은 이같은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한 자원봉사자가 개인적으로 이 후보를 돕고자 한 것으로 민감한 사안이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