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위 ‘자치분권 역행’ VS 도의회 ‘역행 아니야...과태료 부과’ 대응
지난 12일 부여군을 시작으로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는 충남도의회가 13일 천안시에 이어 14일 보령시에서도 공동대책위원회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공휘)는 보령시를 찾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보령시청 입구에서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폐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200여 명의 강력 대응으로 무산됐다.
행자위 위원들은 ‘중복자료 전부 제외하고 할 수 있는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행감을 요구했고, 보령시의회 의원들과 공대위는 ‘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는 자치분권 역행’이라며 맞대응했다.
공대위의 성명서 낭독에 도의회 행자위 위원들과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일부 충돌도 발생했다.
공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충남도의회의 일방적인 시.군 행정사무감사 철회를 요청했지만, 도의회는 어떠한 대화와 타협의 노력도 없이 자신들의 권한 행사에만 몰두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조례보다 상위법인 지방자치법시행령의 규정에 따른다면 시군에 위임.위탁 사무에 대하여 감사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법행위에 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충남도의회의 500만원 이하 과태료 운운으로 여론을 돌려보겠다는 얄팍한 수로는 공대위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위법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자치분권의 시대적 과제 앞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앞서 부여군에서는 농경환위와 천안에서는 문화복지위 행감이 무산되면서 과태료 부과 등의 법적 대응키로 했다.
보령시의회 박금순 의장은 “보령시를 비롯해 충남 15개 시.군은 정기적으로 충남도청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굳이 도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한다는 것은 행정력 낭비이고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행위이다”면서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시.군 의회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라면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도의회 행자위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편, 충남도의회는 오는 16일 서산시 안전건설해양소방위 행정사무감사를 계획하고 있다.
/충남=이찰우 기자
아래는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강행에 대한 공동대책위원회 성명서 전문.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강행에 대한 공동대책위원회 입장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폐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충남도의회의 일방적인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철회하라 요청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공대위의 합리적 주장에 어떠한 대화와 타협의 노력도 없이 자신들의 권한 행사에만 몰두하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2일부터 부여군 방문을 시작으로 천안시와 보령시, 서산시 순으로 예정된 시군 방문 감사는 이미 파행이 충분히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을 강행한 것은 감시와 견제라는 목적 보다는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는 것은 더욱 명확해졌다. 이러한 사태에 매우 유감임을 밝히고 공대위의 입장을 밝힌다.
공대위는 지방자치법 제41조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 충남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 대하여 도의회가 마땅히 수행하여야 하는 책무로서 220만 도민을 위해 더욱더 성실히 수행하기를 희망한다. 도의회는 그들의 주장대로 시군에 매년 6천억 원의 예산 보조사업을 포함하여 연간 4조원이 넘는 충남도의 행정사무와 예산집행이 적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감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의회는 지방자치법이 정한 14일 간의 행정사무감사 기간 동안 충남도의 4조원에 달하는 사업이 도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되고 있는지 더욱더 세밀하고 철저하게 감사하는 것은 도의회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권한이자 의무사항이다.
그러나 도의회는 정작 도정집행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스스로 축소하여 14일의 정해진 기간 중 4일 간의 시간을 시군 행정감사에 배정, 달성할 수도 없는 방법을 동원하여 시간을 허비하고 있어 감시와 견제라는 도의회 본연의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
6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 보조사업에 대해 감사를 하겠다는 도의회는 시군 행정사무감사에 4일을 배정하고 시군 당 2시간 남짓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도의회 의원 중 일부의 주장대로 시군의회가 무능하여 도의회가 나선다고 주장하는데 반나절 만에 그 많은 양을 살펴볼 수 있는지도 의심스러울뿐더러 도의회의 이동에 동원되는 예산과 인력만 낭비하지 않을까 개탄스럽다. 또한 명분으로 내세운 위임사무와 예산 보조사업에 한정한다는 것은 한낮 주장일 뿐, 시군에 요구한 자료를 살펴보면 시정 전반을 요구하여 스스로의 명분을 실추시키고 있음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지방자치법 제41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 및 그 장이 위임받아 처리하는 국가사무와 시·도의 사무에 대하여 국회와 시·도의회가 직접 감사하기로 한 사무 외에는 그 감사를 각각 해당 시·도의회와 시·군 및 자치구의회가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방자치법이 정한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한 지방자치법시행령 제42조를 통하여 ‘감사나 조사의 대상 기관에 지방자치단체에 위임·위탁된 사무는 제외한다’고 규정하여 놓고 있다.
이러한 지방자치법과 지방자치법시행령에 따르면 충남도의회가 직접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강행할 경우 시군의회의 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하여 그 기능을 축소하게 하여 자치분권의 시대적 흐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또 조례보다 상위법인 지방자치법시행령의 규정에 따른다면 시군에 위임·위탁 사무에 대하여 감사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법행위에 해당하게 된다.
따라서 공대위는 충남도의회가 지금이라도 위법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자치분권의 시대적 과제 앞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충남도의회의 500만원 이하 과태료 운운으로 여론을 돌려보겠다는 얄팍한 수로는 공대위의 의지를 꺾을 수 없으며 오히려 갈등만을 부추길 뿐이다.
법의 미비점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해보겠다는 충남도의회 의원들의 행태가 추해 보인다. 도의회는 즉시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폐지하고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조례 또한 개정해야 마땅하다.
충남도의회 시군 행정사무감사 폐지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