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임이사 17명 가운데 7명 선출, A 이사 후보 ‘110여 명 30만원 씩 전달’
‘50당 30낙...믿기 어려운 흉흉한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15일 보령농민회(회장 이정학)는 평통사, 보령시민주단체협의회와 함께 농협보령시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천농협 임원선거 금품살포’ 내용을 폭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대천농협 임원선거 재선거 촉구와 함께 농협 정상화를 위한 임원 총사퇴 및 비상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농민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대천농협은 정기총회를 거쳐 비상임이사 17명 가운데 7명의 이사를 선출했다.
이날 선출에서 낙선한 A 이사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110여 명의 대의원들에게 30만 원씩 전달했다는 내용을 가지고 명단과 함께 대천농협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2차 선관위 회의 직전 A 씨의 ‘없었던 일로 해달라’는 변심을 구실로 2시간 30여 분의 회의 끝에 A 씨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존재이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관련 사안에 대해 보령시선거관리위원회는 권한 밖의 일이고, 경찰 수사 역시 당사자 고소나 고발조치 없이 수사를 진행키 어려운 상황.
이날 농민회는 ▲대천농협 임원 총사퇴와 비상기구 설치 ▲각종제도, 규약 및 규정 개정과 부정선거 방지책 마련 ▲대천농협 조합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정학 회장은 “대천농협에서 명백한 선거부정이 발생했고, 처벌을 각오한 이사 후보자가 금품살포 사실을 실토했지만, 대천농협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사실을 묵과하기로 한 것은 스스로 자정능력이 없다고 증명한 것”이라면서 “전국 대다수의 협동조합이 유사한 수준이며, 다만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대천농협 140여 명의 대의원들과 지역 시민들이 많은 혼란을 격고 있는 가운데 농협의 정상화 및 투명화를 위한 대책강구가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번 대천농협 사태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한 농협관계자는 “대천농협선거관리위원회의 명백한 잘못이 드러났고, 자정능력 상실과 대책이 필요한 것에 공감한다”면서 “다만 이로 인해 지역 농협인 모두가 호도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천농협 정기총회에서 당선한 7명의 임원은 이날 사퇴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재선거 여부와 함께 오는 3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령=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