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란도 금강하구 토사 퇴적량 증가 및 수질 악화로 수산업에도 영향 있을 것’
서천군의 군산 해상매립지(금란도) 개발 수용과 관련 지역 시민단체에서 반대 입장에 나섰다.
충남 서천시민사회연석회가 지난 24일 발표한 서천군의 군산시 해상매립지 개발 합의(이하 금란도 개발 합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참여 단체 최소인원만 기자회견에 참석해 진행됐다.
민주노총서천군위원회를 비롯해 서천사랑시민모임, (사)서천생태문화학교 등 서천시민사회연석회의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천군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천군이 합의한 금란도 개발은 금강하구의 토사퇴적에 따른 수질문제와 수산업에 대한 영향은 무시하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배치한 개발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금강하굿둑 건설, 제방 및 도류제 등으로 좁아진 금강하구는 토사 퇴적과 수질오염, 수산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1980년부터 시작된 군산시 해상매립지 면적은 현재 61만평에 이르고 있고, 2019년 3차 중고 이후 현재도 준설토를 투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산시는 1998년부터 금란도 개발 의지를 보였고, 서천군은 생태.환경적인 문제로 반대를 해 왔는데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 이번 협약서에 서명을 한 것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또 ‘금란도의 개발 이전에 금란도가 금강하구 생태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 살펴보는 것인 우선이고 금강하구의 생태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금란도 개발 합의는 서천군이 그동안 금강하구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정책으로 방치하다가 생태계 회복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서천시민사회연석회의는 ‘이번 서천군의 금란도 개발 합의는 후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짐을 지우게 될 것’이라면서 ‘서천군은 금란도 개발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금강하구 생태계 회복을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천군의 금란도 개발 합의와 관련 이날 서천시민사회연석회의 기자회견에 이어 금강유역환경회의 등 도내 환경.시민단체에서도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천시민사회연석회의는 서천군의 금란도 개발 철회를 위한 서명운동 및 연대 등을 통해 강력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서천=이찰우 기자
아래는 성명서 전문.
서천군은 금란도 개발 합의 즉각 철회하라!
일제강점기를 거쳐 산업화 과정을 겪는 과정에서 금강하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매립과 하굿둑 건설, 제방과 도류제를 비롯한 각종 개발이 금강하구에서 이루어졌고, 좁아진 금강하구는 토사 퇴적과 수질오염, 그리고 수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강하구에 쌓인 토사를 처리하기 위해 장항과 군산 사이에 인공 매립지를 조성해 준설토를 매립하기 시작했다. 1980년부터 시작된 준설토 매립 면적은 현재 61만 평에 이른다. 2019년 3차 증고를 한 후 현재에도 준설토를 투기하고 있다.
군산시는 1998년 「금란도 개발을 위한 해상시도시 개발 구상안」을 시작으로 꾸준히 금란도를 개발하고자 했다. 그러자 서천군에서는 생태ㆍ환경적인 문제를 이유로 반대를 했고, 금강하구에 환경 부하가 큰 해상매립지 준설토를 다른 곳으로 처분할 것을 주장했다. 그런데 상황이 갑자기 바뀌었다. 서천군이 그동안 반대해 왔던 금란도 개발에 찬성하고, 협약서에 서명을 하기에 이르렀다.
금란도 개발은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금란도는 현재 금강하구에 환경 부하를 주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철새들이 휴식처로 이용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금란도로 인해 밀물시 유입된 토사가 외해로 빠져나가지 못해 하구 퇴적량을 증가시키고, 수질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수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에 법적보호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많은 도요물때새가 금란도를 휴식처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금란도는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의 문제보다 금란도가 금강하구 생태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금란도가 금강하구의 생태적 지속가능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 근본적인 처리까지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서천군은 지금 금란도 개발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금강하굿둑에 관심을 갖아야 한다. 1990년 금강하굿둑이 건설된 이후 서천 연안은 급격한 생태계 변화가 일어났다. 금강호와 해양 수질은 나빠지고, 토사는 지속적으로 쌓이고 있다. 회유성 어종들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생물다양성이 감소했다. 이는 곧 수산업에도 영향을 미쳤고, 어민들은 하나같이 금강하굿둑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서천군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추진했는데, 결국은 서천과 군산 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 2014년 이후 서천군은 금강하구 생태계 회복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금강호 수질은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지고, 서천 연안 갯벌은 생명을 잃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금란도 개발에 중점적으로 고려되고 있는 사업 중에는 각종 위락시설뿐만 아니라 군산 월명산과 장항 전망산에서 금란도와 짚-라인을 설치하고, 금란도까지 도보교를 연결하는 것과 야간 경관을 위해 곳곳에 야간 조명을 설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점은 특히 우려되는 것인데, 서천군이 고창군, 순천시, 보성군, 신안군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업이다. 특히 금강과 서천 갯벌을 찾는 수많은 철새들에게 위협이 될 것은 뻔한 일이다.
서천군은 금강하구를 사회, 경제, 환경을 고려한 통합적 시각에서 보지 못하고, 개별사업에만 몰두하면서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사업을 위한 사업에 치중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그리고 지속가능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행정 편의만 고집하고 있다.
금란도 해상매립지는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리고 지금 추진하려는 금란도 개발 계획은 우리의 욕심에 또 하나의 욕심을 드러내는 사업이 될 것이고, 후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짐을 지우게 될 것이다. 서천군은 금란도 개발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금강하구 생태계 회복을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0. 12. 28
서천시민사회연석회의
(민주노총서천군위원회ㆍ서천사랑시민모임ㆍ(사)서천생태문화학교ㆍ서천군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