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보령시 보령화력 대책 발표 ‘뒷북’ 지적도....보령화력 6호기는 함안 行
보령시가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 확정에 따라 정부의 산업위기지역 지정을 건의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 28일 정부의 제9차 전력 수급 계획에 내년(2021년) 보령화력 1.2호기 조기 폐쇄가 확정됨에 따라 대정부 건의 기자회견을 갖게 된 것.
29일 김동일 보령시장과 박금순 보령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등 30여 명은 보령발전본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에너지정책 변화로 직면한 지역 위기를 지역 발전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충청남도에 이같이 건의했다.
이날 김 시장은 “보령화력 1.2호기가 폐쇄되면 지금 당장 114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고, 인구 342명과 연간 44억 원의 지방세 수입, 41억 원의 소비 지출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이는 겨우 버텨오던 인구 10만의 마지노선이 붕괴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인 피해가 이 정도지 전기, 발전관련 업체들의 경영 악화 등 간접적인 피해는 가늠 할 수조차 없다.”면서 “오는 2033년 7.8호기까지 가동을 멈추게 되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령화력 조기 폐쇄에 따른 관련 기업과 주민 피해, 보령경제 침체 가속화에 대한 직접적이고 종합 적인 지원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충남도에 요청했다.
또, 정부의 산업위기지역 지정과 함께 “보령~대전~보은간 고속도로 건설과 충청산업 철도 계획 반영 등 광역교통 인프라 확충도 함께 마련해 달라”면서 “이와 함께 고용위기 지역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통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 및 실직자 등의 생계안정과 재취업 지원, 지역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도 잊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현장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 산업경제 활력, 인재 양성 분야 등 13개 사업을 건의했다.
인프라 구축 분야에 ▲보령~대전~보은 동서 횡단 고속도로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 ▲보령 해상풍력의 배후항만인 보령신항 다기능 복합항만 건설 ▲보령선(충청산업문화철도) 건설 ▲장항선 개량 2단계 철도 공사 ▲국도 21호 2공구(보령~서천) 및 국도 77호(신흑~남포) 제5차 국도 및 국지도 5개년 계획 반영을 건의했다.
또한 에너지 전환 분야에 ▲해상풍력단지 개발 및 그린 수소 기반 구축 ▲보령항 연계 해상풍력 배후항만조성 ▲LNG 냉열활용 물류단지 조성을 건의하고, 산업 육성 분야에 ▲자동차튜닝산업 생태계 조성 ▲자동차 배터리 재사용 산업화 실증센터 구축 사업비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 지정, 고용 및 인구 대책 방안으로 ▲지역특화산업 연관 기업 또는 공공기관 유치 우선 배정 ▲에너지센터 및 인재 육성센터 설치를 건의했다.
이어진 현장 질의응답에서 지난해 11월 정부의 석탄화력 조기폐쇄 발표로 인구감소, 일자리 감소, 지역경제 타격 등이 예고된 상황에 김동일 시장의 ‘즉각적인 환영’입장과 오늘의 기자회견이 상반된 것 아니냐는 질의에 “우리의 입장에서 정부가 석탄사업을 좌초사업으로 인정하고 폐쇄하는 것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면서 “거기에 맞는 대응을 하기 위해 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이러한 결과로 위기지역으로 선정돼 복구하는 것이 보령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8일 2034년까지 석탄.원자력발전을 대폭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에서 산업구조 변화와 기온변동성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했고, 설비예비율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급격한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력 수급불안과 전기료 인상, 해당지역에 대한 지역경제 침체 등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이번 계획에 따라 2034년까지 가동연한 30년이 도래하는 석탄발전 30기가 폐지된다.
다만 현재 건설 중인 석탄발전 7기는 예정대로 준공한다.
이에 따라 현재 60기(설비용량 35.8GW)인 석탄발전은 2034년 37기(29.0GW)로 줄어들게 되고, 보령화력 1,2호기 폐쇄에 이어 보령화력 5,6호기도 오는 2025년 폐쇄될 것으로 예상돼 보령시의 산업지도가 크게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와 보령시의 보령화력 1,2호기 조기폐쇄와 관련 발표한 대책이 뒤늦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보령지역사회에서는 산업생태계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중부발전은 2025년 보령화력 6호기 폐쇄 후 대체 부지를 보령이 아닌 '경남 함안'으로 정함으로써 보령화력발전본부의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령화력 5호기는 기존 보령에 LNG 발전소로 대체되고, 6호기의 경우 함안으로 옮겨 LNG 발전소로 대체된다.
/보령=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