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부발전 청소 및 경비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 당시 약속 이행을 요구해 오던 목소리가 88일 만에 합의점이 도달해 일단락됐다.
지난 18일 한국중부발전과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서비스,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은 낙착률 및 사내복지기금 상향, 노사협의회 개최 등을 골자로 3차 합의를 이뤘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보령화력발전소 방문을 하루 앞둔 합의서 작성으로 그동안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묵묵부답이었던 중부발전의 눈치 보기 합의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실제 88일의 집회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한국중부발전은 자회사 노동자와 대화를 거부해 왔던 가운데 대통령의 보령화력발전본부 방문 일정이 잡히자 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서비스 등 관계기관 등이 합의를 종용했다는 대목에서다.
노조 관계자는 "긴 시간동안 투쟁을 진행하며 합의는 커녕 교섭조차 거부하던 한국중부발전이 대통령 방문 소식이 전해지자 합의를 서두른 것 같다"며 "마지막에는 교섭이 결렬될 위기에 처하자 타 기관에서까지 개입해 합의 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중부발전은 노동자들의 절규는 무시한 채 결국 권력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것"이라고 비판하며 "그럼에도 이번 합의는 긴 시간동안 투쟁을 진행한 올곧게 노동자들의 성과가 되어야할 것"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위원장 이귀진, 박철, 이하 노조) 특수경비지회와 시설환경지회에 따르면 이날 합의는 노사는 자회사 설립 후 공공기관 자회사 평균 낙찰률 91.7%, 용역회사 평균 낙찰률 88.7%보다 못한 88%의 낙찰률을 적용하던 것을 91%로 상향시키고, 추후 91%의 낙찰률보다 저하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키로 했다.
또, 사내복지기금의 경우 중부발전 사내복지기금협의회에서 결정한 금액을 지급하되, 현 수준보다 점진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키로 했다.
모회사와 자회사,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협의기구는 분기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협의회 참여 노동조합은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이 대표 노동조합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날 3자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정치권에서도 한 목소리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진보당 충남도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비정규직문제가 사회문제로 가시화되고 투쟁의 열기가 높아지자 문재인 정부가 꺼낸 카드가 자회사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었지만, 이것은 결국 사용자들의 책임을 무마시키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용역업체의 연장선일 뿐인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이번 중부발전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정규직 전환협의회 미이행 사항을 이행하라는 당연한 요구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 전환시에 약속했던 낙찰률 95% 적용하고 처우개선 재원으로 활용할 것, 약속했던 사내복지기금 출연, 중부발전의 약속인 중부발전, 중부발전서비스,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노사협의회 주기적으로 시행하라는 요구였다.’면서 ‘지역의 많은 노동자들과 진보당 충남도당은 앞으로 한국중부발전이 합의사항을 잘 이행하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정의당 충남도당도 19일 논평을 통해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시작한 이번 투쟁이 석달이 다 되는 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흔들림 없이 서로를 믿고 견뎌온 노동자들에게 축하와 존경을 전한다’면서 ‘정의당 충남도당 특히 보령서천지역위 당원들 역시 꾸준히 중부발전 특수경비지회와 시설환경지회의 투쟁에 연대해 왔다. 연대했던 모든 이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실 이번 합의는 이미 노동자들이 자회사로 소속을 변경하기로 할 당시의 약속들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을 당연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찬바람 부는 거리로 내몬 중부발전의 갑질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한국중부발전은 이번 합의의 이행과정을 지역 사회 모두가 지켜보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3자의 합의사항이 온전히 이행되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전근수 지회장은 "90일 가까운 기간 동안 언제나 한자리에서 거대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중부잘전에 맞서 투쟁해 승리했다"며, "이 모든 합의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까지 언제나 한자리에 함께해준 우리 지회 조합원들과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 동지들이 없었다면 절대 승리 할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종충남지역노조 중부발전 시설환경.경비 노동자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기업인 한국중부발전이 경비.청소 등 노동자들의 직고용 전환을 위한 ‘자회사’ 체계 전환 당시 약속 이행을 요구해 왔다.
/보령=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