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 앞 ‘공공기관 80여 개 자회사 직접고용 해결 촉구’ 기자회견
정부의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자회사라는 꼼수로 용역시절 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회사 전환에 따른 모회사의 차별과 낙찰률 하향 조정에 따른 노동자 복지 및 노동환경은 열악해 졌다는 것.
한국중부발전 자회사인 한국중부발전서비스 특수경비.시설환경 노동자들은 7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고 ‘중부발전을 비롯해 정부의 공공기관 산하 80여 개 자회사 철회와 직고용’을 촉구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 자회사 정규직 전환정책을 인정함으로 실패한 정책이 되고 말았다.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은 출범 초기부터 이미 많은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었다.’면서 ‘공공부문 거의 모든 자회사는 모회사 고위직 출신의 사장을 선임해 자회사 사장자리를 모회사 출신 직원들의 전관예우 혹은 노후자금 챙겨주기를 위한 자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 이사회를 모회사의 현직 직원들로 구성해 자회사 운영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자회사를 무엇 하나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허수아비 회사로 전락시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회사가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중부발전의 자회사인 중부발전서비스 2대 사장이 ▲취업비리 ▲인사비리 등으로 해임되는 일이 있었으며, 중부발전서비스 본사에 현직 모회사 직원들을 대거 채용해 근무하고 있다’면서 ‘또, 남부발전의 자회사인 코스포 서비스의 경우 ▲행정직에 근거 없는 수당 지급 ▲인사행정 담당자의 수당 과오지급을 통한 페이백 ▲무분별한 수의계약으로 예산 낭비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 사용▲법인 차량의 사적유용 등 공기업의 자회사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자회사 전환에 따른 노동자 임금과 처우개선을 위한 낙찰률과 관련 ‘한국중부발전 또한 기존 용역회사 평균 낙찰률 88.7%, 공공기관 자회사 평균 낙찰률 91.7%에 한참 못 미치는 88%를 적용해 자회사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가로막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부발전 자회사 노동자들은 지난 겨울 88일간의 투쟁으로 낙찰률을 91%까지 상향시켰다.’면서 ‘88일간의 피땀 어린 투쟁으로 만들어낸 낙찰률 상향 약속 또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해 분석해본 결과 거대 공기업이 자회사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 일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복지의 경우 복지포인트는 정규직 70만원, 자회사 노동자 40만원이고, 정규직전환협의회 당시 사내복지기금 23억 원 출연을 약속한 바 있으나 2년 여간 전혀 지키지 않다가 2021년 겨우 1억 8천여만 원만을 지급했을 뿐이다.’면서 ‘식비 및 교통비의 경우에도 회사 설립 후 단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자회사 노동자들은 흔한 단체 보장보험조차 없어 근무 중 부상 시에도 본인이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백신휴가 역시 정규직들은 정부의 지침대로 별도의 서류 없이 본인의 신청만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나, 자회사 노동자들은 본인이 비용을 감수하며 진단서, 백신접종확인서 등을 첨부해야 겨우 병가를 사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중부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통령의 생각처럼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고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공공기관 80여개 자회사가 또 다른 재앙을 불어올 것이라는 우리의 경고와 허울 좋은 자회사 정규직전환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절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원청 모기업이 직접고용으로 자회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찰우 기자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기 자 회 견 문
- 문재인 대통령은 중부발전서비스 자회사 운영실태를 직접 파악하고 자회사 정규직 전환 실패를 인정하라.
-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은 모회사가 자회사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이어야 한다.
저희들은 한국중부발전이라는 공기업의 자회사인 중부발전서비스의 노동자입니다. 저희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화시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희 모회사인 한국중부발전은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현 정권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대해 정권의 눈치를 보며 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기존 용역회사나 다름없는 자회사를 만들고 이곳에 편입시켜 버렸습니다.
당시 우리 노동자들은 국내 굴지의 에너지 공기업이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후배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어주겠다” “정규직에 버금가는 처우와 복지혜택을 받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할 때 믿을 수밖에 없었고, 거대 공기업의 압력에 힘없는 우리 노동자들은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노동자들의 기대와 설렘은 곧 좌절과 분노로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발 자회사로 전환해달라며 사정했던 중부발전의 약속은 거짓이었고, 자회사는 오히려 용역보다 못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출범 초기부터 우리 자회사 노동자들은 정규직전환협의회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길거리로 나와 투쟁해야 했으며, 지난 겨울에도 차가운 길바닥에서 ‘정부의 허울뿐인 정규직화를 규탄하고 정규직전환협의회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투쟁’에 임해 88일 만에 모회사, 자회사, 노동조합간 3자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합의를 이뤄낸 지 불과 66일 만에 우리 자회사 노동자들은 다시 투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88일간의 피땀 어린 투쟁으로 만들어낸 세가지 약속인 낙찰율의 상향조정에 따른 예산은 거대 공기업이 자회사 노동자를 기만한 허구일 뿐이었으며, 설령 제대로 된 예산이 반영됐다고 하더라도 중부발전 출신의 사장과 중부발전 현직 직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사회에서 우리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할리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회사와 자회사 그리고 노동조합간 노사협의회는 전혀 열리지도 않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개최요구에도 묵묵부답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국중부발전은 자회사 운영 보고서에 마치 하지도 않은 노사협의회가 진행된 것처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내복지기금 상향 약속 또한 그동안 한국중부발전의 행태를 볼 때 지켜질리 만무합니다.
중부발전서비스는 무엇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모회사인 중부발전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단순히 특수경비와 청소, 시설, 소방 등에 인력을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설립 첫해부터 적자를 기록해 3년 여간 14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적자가 발생하면 적절한 예산을 반영해 적자를 없애고 자회사가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모회사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중부발전은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적자의 이유를 힘없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회사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중부발전서비스는 한국중부발전 출신의 낙하산 사장이 맡고 있으며 이사와 감사도 모두 중부발전 현직 직원들이 맡고 있습니다. 경영권과 인사규정, 취업규칙, 그리고 직원 보수규정까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이사회를 원청 모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한 자회사는 이름만 있을 뿐 그저 빈껍데기 회사일 뿐입니다.
현재 중부발전서비스라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정규직도, 용역회사 직원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오히려 모회사로부터 차별과 천대를 받는 존재일 뿐인데도 국민들에게는 운이 좋아 공기업의 정규직이 된 사람들이라는 오해와 따가운 눈총만 받고 있습니다.
온 국민들이 다 아시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첫 번째 공약으로 약속했습니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환호했고,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이뤄낼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자회사를 설립해 자회사 전적을 밀어붙였습니다. 이것이 무슨 정규직 전환입니까? 직접고용 정규직전환이 아니라 또 다른 간접고용일뿐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차별받고 있으며, 여전히 회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을 갖고 일하는 비정규직 용역회사 노동자일 뿐입니다. 이것이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우리에게 선물한 정규직 전환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정부에 자회사와 모회사의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하고, 모회사에 “회사가 한 약속을 지켜라”, “정부의 지침을 충실히 이행해라” 요구했지만 단 한번도 이행된 적이 없으며 오로지 무시만 당하고 묵살될 뿐이었습니다.
지금 한국중부발전을 비롯해 많은 공기업들은 대통령이 약속한 이 정책을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겉으로 흉내만 낼 뿐이지 각 사업장에서는 모든 문서상이나 근무지휘를 할 때도 용역직원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우리 같은 용역직원들을 좋은 근무환경에서 일하게 해줄리도 만무합니다.
우리는 국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초로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허울뿐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정부가 해결해야 합니다. 아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부발전을 비롯한 공기업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통령의 생각처럼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고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의 보령화력발전소 방문이 결정되자 당시 한국중부발전 측은 부랴부랴 우리 노동자들과 협상을 하고 낙찰율 상향조정, 노사협의회 구성,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혜택을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오직 대통령의 보령화력 방문에 따른 상황모면을 위한 기만술이었습니다. 지난 6월 중부발전이 류호정 의원실에 제출한 노사관련 자료를 보면 중부발전의 거짓이 명백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중부발전에서 책정한 낙찰률은 거짓입니다. 용역노무시 설계단가를 보면 최종 낙찰률은 91%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그 잘난 공기업 직원들이 자회사 노동자를 우롱하는 기만일 뿐 실제 예산은 낙찰률 상향전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단가표에는 상여금 300%가 책정되어 있지만 실제 우리는 상여금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상여금 300%를 책정하고 기본급에 나눠서 산입했을 경우와 각종 수당에 산입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표에 나와 있는 자료와 중부발전서비스의 직원 보수규정을 비교할 경우 기본급은 직원보수규정이 한참 낮은 수준이고, 각종 수당은 낮춰서 책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상여금 300%를 기본급에 넣었다고 가정하고 역계산 할 경우 우리 자회사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에 못 미치거나 겨우 최저임금을 넘는 수준이고, 최저임금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각종 수당을 산입해 기본급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해 지급했을 경우에도 상여금 300%의 금액을 높이지 않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고, 실존하지 않는 상여금을 책정해 마치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한 것일 뿐입니다.
또한 식대, 교통비는 실제 받는 것보다 낮게 책정하고, 지급받는 직무수당, 직책수당은 없애고 설계단가를 정함으로서 낙찰률에 근거한 실제 총액예산은 낙찰률 88%때와 같게 책정함으로써 한국중부발전에서는 낙찰률을 91%로 상향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중부발전서비스에 내려준 예산은 88%에 불과해 숫자놀음으로 장난을 친 것입니다. 자회사 대표이사부터 모든 이사와 감사가 중부발전 원청 직원이니 누가 이것을 문제 삼을 수 있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공기업의 거짓보고와 노동자들에 대한 기만책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을 직시하고 즉각 자회사 운영실태를 직접 파악해야 합니다. 대통령도 속이는데 우리 노동자들한테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기관 80여개 자회사가 또 다른 재앙을 불어올 것이라는 우리의 경고와 허울좋은 자회사 정규직전환 정책이 실패했다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절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원청 모기업이 직접고용으로 자회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호소합니다.
2021년 7월 7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기관분과
세종충남지역노조 중부발전서비스 특수경비지회/시설환경지회 노동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