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금강하굿둑이 건설된 지 30년이 넘었다. 금강하굿둑은 염해와 재해를 막고, 농ㆍ공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됐다. 지금까지 금강하굿둑은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충실히 담당해왔다.
그러나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토사 퇴적과 수질이 악화, 그리고 바다 환경의 변화로 인한 수산업 침체를 들 수 있다. 금강호에는 연간 80만 톤의 토사가 쌓이고 있고, 수질이 악화되면서 농업용수조차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서천군의 친환경농업을 위해서라도 금강호 수질 문제는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한다.
갯벌 퇴적도 심각하다. 자연 상태에 비해 서천갯벌은 수백에서 수천 배 빠른 속도로 퇴적되고 있다. 갯벌이 펄 갯벌로 변하면서 갯벌 생태계도 변하고 서천군 수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금강하구 토사 퇴적과 생태계 단절로 장항항은 그 기능을 상실했고 수산업도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 김양식은 황백화 현상으로 수백억의 경제적 손실을 보기도 했다. 서천군의 수산업과 농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이상 금강하구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천군은 민ㆍ관이 협력해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전라북도, 군산시, 국토해양부가 반대하면서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위한 노력은 해결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지난 6.8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발표됐고, 올해까지 「금강유역물관리종합계획」이 세워지게 된다. 이 계획은 법정 최상위 계획이기 때문에 금강하구 생태복원에 관한 내용이 「금강유역물관리종합계획」에 적극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2014년 이후, 서천군은 금강하구 해수유통과 관련해 이렇다 할 정책이나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해부터 낙동강은 해수유통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연어가 돌아오고, 뱀장어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나주시에서는 「영산강 생태복원위원회」를 구성하고, 영산강 하구 복원 문제를 대선 국정과제에 채택하기 위해 전라남도, 충청남도와 함께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
서천군은 금강하구를 포기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발 벗고 나서서 해수유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금강하구 해수유통은 서천군의 수산업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는 길이다. 한강, 낙동강, 영산강 하구 지역 자치단체들은 하구 생태계 복원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을 질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행정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금강하구 해수유통에 부정적인 전라북도, 군산시와 적극적인 대화를 하면서 하구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 반대 이유는 물 이용과 관련된 것인데, 현재 4개의 취ㆍ양수장을 이전하면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전 비용이 약 4천 4백억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하지만, 최근 10년간 금강하구 준설비용이 2천억이 소요된 걸 고려하면 미래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천군은 금란도(해상매립지) 개발에 합의했다. 서천군은 그동안 금란도 개발에 반대 입장이었는데, 공론화도 없이 갑자기 합의를 해 준 것이다. 서천군 입장에서 현재 중요한 것은 해수유통이지 금란도 개발이 아니다.
7월 26일, 유네스코는 한국 갯벌(서천, 고창, 신안, 보성, 순천)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우리 서천군의 경사이고 서천군민이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그러나 서천군이 지금처럼 금강하구 문제를 외면한다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이라는 명예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다.
서천군의 수산업과 농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서천군은 지금이라도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