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인근 주민에 대한 피해 보상과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충남도가 추진 중인 ‘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화력발전세)’ 세율 100% 인상이 파란불을 켰다.
도는 화력발전세 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위원장 박재호)를 통과했다고 3일 밝혔다.
화력발전소가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은 호흡기나 심뇌혈관 질환 등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대기·수질 오염, 발전소 주변 재산 가치 하락 등 높은 외부비용을 야기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경기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천.강원.충남.전남.경남 등 5개 시도 내의 화력발전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16년을 기준으로 연간 17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외국에서는 화력발전에 따른 외부비용이 원자력에 비해 1.6∼143.7배 정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화력발전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세율은 1㎾h 당 0.3원으로, 원자력발전 부과 세율(1㎾h 당 1.0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근거가 환경오염 피해 예방과 복구를 위한 재원 확보이지만, 더 많은 외부비용을 야기하는 화력발전이 원자력보다 더 적은 세율을 부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화력발전세 세율을 1㎾h당 0.3원에서 2원으로, 같은 당 박완주 의원과 국민의힘 김태흠.이명수.배준영 의원은 1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도는 화력발전세 세율 인상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며, 화력발전소 소재 5개 시도 및 10개 시군과 함께 ‘전국 화력(석탄)발전 세율 인상 추진 실무협의회’를 잇따라 개최하고, 화력발전세 세율 인상을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세율 인상 타당성 공동 연구, 지역별 국회의원 연대방문을 통한 당위성 설명 및 지원 협조 등 다각적인 활동을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5개 시도 시장.도지사 및 10개 시군 시장.군수가 공동 채택한 건의문과 서한문을 국회의장,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등 관련 기관에 전달하며 대응 수위를 높였다.
충남도의회를 비롯한 각 의회도 지방세법 개정을 촉구하며 힘을 보탰다.
이번에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를 넘은 지방세법 개정안은 화력발전세 세율을 2년 후인 2024년부텨 1㎾h 당 0.3원에서 0.6원으로 100%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를 거쳐 오는 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까지 최종 통과하면, 도내 화력발전세는 연간 366억 원에서 732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는 1146억 원에서 2292억 원으로 늘어난다.
증가 세입은 화력발전소 인근 주민 건강검진 등 건강권 확보 사업, 환경피해 복구·치유와 예방,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에 활용한다.
도 관계자는 “화력발전은 지역에 상당한 외부불경제를 주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에 따른 피해는 지역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과도하게 떠안고 있으며,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민 피해 보상과 건강한 환경 조성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은 도와 지역 국회의원, 도민 등의 오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