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수 출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유승광 후보와 국민의힘 김기웅 후보가 방송토론회에서 맞붙었다.
24일 서천군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jb 중계로 진행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천군수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유승광 후보와 김기웅 후보는 공약발표와 ▲인구감소의 원인 파악 및 타개 방안 ▲장항산단의 역할 인식 및 발전방향 ▲초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인복지 ▲농가 고령화 및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 지원방안 ▲청년 정착을 위한 일자리 지원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유승광 후보는 인구정책실과 해양바이오산업진흥원 유치 등을 내걸었다.
김기웅 후보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기업 유치를 내걸었다.
두 후보는 후반부 주도권 토론에서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유승광 ‘경제군수 의문’ vs 김기웅 ‘외지에서 돈 벌어 서천에 환원’
쟁점이 된 주도권 토론회에서 유승광 후보가 선제공격에 나섰다.
유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김기웅 후보가 표방하고 있는 경제 군수의 개념에 의문이 든다.”면서 “김 후보가 운영하는 해양선박 본사도 서산에 있고, 보령과 다른 지역에 조선소가 있다. 여기에 서천에서는 예식장이나 마리나 카페를 운영하는데 선박 사업만 해도 충분할 텐데 골목상권까지 침해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김 후보가 말하는 경제군수의 태도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해양선박)본사가 서천에 있었는데 서산이 항구가 커졌고, 서산분들의 압력으로 간 것이다. 또, 조선소는 서천에 아무리 조선소를 만들려고 해도 자리도 없고 행정에서 그런 도움을 주지 않아서 결국은 보령 오천항에 만들어 졌다.”면서 “골목 상권으로 돈 번 적이 없고, 전부 다 적자 투성이었다. 서산이나 보령이나 당진 등에서 돈을 벌어다가 서천 노인분들에게 후원도 하고 학교 장학금도 내놓고 했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경제군수에 대해 답변하라 했는데, 지역에서 기업을 해서 실패했다고 시인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경제군수라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유 ‘돈 선거 녹취록 의혹...군민들에게 해명해야’ 김 ‘기억도 없고...법을 위배한 게 없다’
유 후보는 이어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돈 선거 녹취록’과 관련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유 후보는 관련 보도내용 등을 들어보이며 “2018년 김 후보가 특정 후보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보도된 자료다. 최근 전 시민단체 대표가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고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김 후보를 고소했다. 맞는가?”라고 묻고 “의혹과 관련 군민들은 엄청나게 의문을 갖고 있다. 군수를 하겠다는 분이 군민들에게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천군수가 되려면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고소장 받은 적은 없다. 당에서 이미 다 조사를 하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경선에 임하고 경선에 당선된 것이다.”면서 딱 잘라 말하고 “4년 전 기억도 없고, 언론에 나온 것이 전혀 무관하다. 평생 살면서 한 건도 어디에 계류되고 법을 위배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방송 직후 유승광 후보는 재차 김기웅 후보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유 후보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돈 선거 의혹’에 대해 당사자인 김기웅 후보가 부인으로 일관해 ‘돈 선거’ 실체에 대한 서천군민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김 후보는 책임을 피하는 답변을 하거나 시종일관 모르쇠와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고 밝히며 거듭 김 후보의 공개 해명을 촉구했다.
김 후보 ‘해수유통 왜하나? 반대’ vs 유 후보 ‘해수유통 문제 제대로 인식 못한 것’
마지막 주도권 토론 질의에 나선 김기웅 후보는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반대 입장에 나섰다.
특히, 김 후보의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반대 입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새정부와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도지사 후보가 함께 추진할 것을 약속한 공약 부분과 정 반대된 입장이어서 당내 내홍은 물론 지역사회로 확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및 자연성 회복을 위한 활동에 나선 지역사회를 비롯해 충남도와 4대강 유역 환경.시민단체들의 반발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날 방송 직후 금강하구 자연성회복추진위원회와 충남도의회 금강특위원장을 맡았던 양금봉 충남도원 후보 등이 반대 입장과 행동 등을 표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유 후보를 겨냥해 “저는 해양수산쪽 전문가다. 지금 서천 앞 해역이 전부 다 썩어가고 있다. 해수유통을 하면 서천 앞바다가 환경이 살아날 수 있는 조건이 안된다. 그리고 금강물 썩었다고 하지마라.”면서 “보령댐에 물이 떨어지면 부여에서 펌핑해서 충남 서북부 사람들이 먹고 있다. 하구 문을 열면 이 물이 서천 앞바다로 오지 않는다. 황토나 모래 이런 것이 와야 어패류가 살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날 하굿둑만 트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산천~장구만 수로 건설계획 표를 들어보이며)이렇게 수로를 연결해 홍수 등으로 범람하면 서천 바다 한 가운데로 내려 보내면 돈은 많이 들어간다. 이 모든 것이 논 한 가운데로 100m 수로를 뚫겠다는 제 뜻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김 후보가)해수유통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 유통을 위해 취수장과 양수장 4개 정도를 옮기면 바닷물이 안으로 들어가 10km까지 간다. 그러면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쓸 수 있다는 물관리위원회 보고서가 나와 있다. 그래서 실증 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해수 유통에 대한 그러한 문제점과 금강호가 오염됐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계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산천에서 장구리까지 수로를 옮겨서 물이 그쪽으로 흘렀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다. 길산천에서 판교천으로 물이 흘렀다는 것은 역사적 왜곡이다.”고 맞받아 쳤다.
한편, 이날 ‘녹취록 의혹’과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관련 후폭풍이 예상되는 가운데 또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