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양경수. 이하 민주노총)은 노동자와 사용자의 정의를 현실에 맞게 바꾸고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과 가압류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노조법2.3조 개정안이 2022년 국회 상임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함에 따라 지난 29일부터 국회 앞 농성장 앞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2박 3일간의 철야농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윤석열 정부와 맞서기 위한 투쟁본부를 꾸리기로 했다.
특히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곡기를 끊는다’며 지난달 30일 단식에 돌입했던 조합원들도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2023년에는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부터 민주당 점거농성을 펼친 단식 30일차의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사무장,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 본부장과 25일차 단식의 정용재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단식농성을 해제하고 녹색병원으로 후송돼 입원절차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는 국회 앞 농성천막에서 단식투쟁을 계속해서 전개한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2박 3일 투쟁을 마무리하는 지금 사실 위원장으로서 심경이 많이 복잡하다. 30일간 단식 투쟁을 진행하면서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해 온몸을 내걸었던 동지들에게결과물을 안겨주지 못한 미안함이 크다”며 “민주노총의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많이 죄송스럽다. 운동본부의 대표자 동지들이 오늘로 11일째 저와 함께 단식을 하고 있다. 연세 드신 대표자 동지들이 곡기를 끊고 노동자들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온몸을 내어주셨다. 감사드리고 또 한 편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워왔지만, 그러나 아직 부족했다. 우리를 외면한 국회 우리를 말살하겠다는 정권에 우리의 몫을 노동자의 무서움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며 "그렇게 준비하기 위해 민주노총은 1월 빠르게 투쟁본부로 전환을 하겠다. 이젠 전면전으로, 윤석열 정권과는 단 하루도 하나에 살 수 없다는 각오와 결심으로 맞서자”고 말했다.
단식 30일차의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단식하며 투쟁을 조직하고 지휘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20년의 처절한 기다림이자,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손배 가압류로 괴롭히던 노란봉투법(노조법2·3조개정)이 8년만에 국회에서 깨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스스로가 그 정세를 열었다. 올여름 뜨겁게 한국사회를 뒤흔든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그 영웅적인 투쟁으로 정세를 열었고 급기야 국회의원들이 노조법 2조와 3조 입법 발의하는 등 그 정세를 우리 스스로가 열었다”고 말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민주당사로 행진했다. 30일째 단식을 이어어던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을 비롯한 4인의 단식단이 단식을 종료했고, 11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이 민주당사 앞으로 이동해 내려오는 단식단을 맞이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먼저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총파업 투쟁을 마무리하고 추스릴 새도 없이 단식농성했던 화물연대 이봉주 위원장의 몸무게가 30kg로 떨어지는 등 건강악화로 인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디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법 투쟁은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치열한 계급전쟁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정세를 열었다. 자본가들이 일체단결해서 노조법 개정을 반대하고 나섰고, 그에 비해 우리 내부는 그렇게 조직되지 못했지만 과정에서 투쟁이 점차 확산되고 결의가 모아졌다"며 "열 정권의 노동탄압과 민주노조 말살에 맞선 투쟁속에 노조법 2.3조 개정투쟁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동지들과 함께 2023년 신발끈 동여매고 제대로 자본과 윤석열과 한판 싸움을 결의하고 여전히 법 개정에 미적거리는 민주당에 분노를 하며 더 큰 투쟁을 벌이자”고 말했다.
/이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