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라원리 ‘불법폐기물 매립’ 사태 일단락...‘상처 봉합 서둘러야’
보령 라원리 ‘불법폐기물 매립’ 사태 일단락...‘상처 봉합 서둘러야’
  • 이찰우
  • 승인 2023.03.0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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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4일 보령시 청라면사무소에서 라원리 마을대책위원회와 김동일 보령시장이 '불법폐기물 매립'과 관련 면감을 가졌다.
지난해 11월 4일 보령시 청라면사무소에서 라원리 마을대책위원회와 김동일 보령시장이 '불법폐기물 매립'과 관련 면감을 가졌다.

지난해부터 마을 산지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로 고통을 호소했던 보령시 라원리 ‘불법폐기물 매립’ 사태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부분의 폐기물 반출과 현장소독이 마무리 된 것.

불법폐기물 매립양 등을 놓고 수 년 동안 축적된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일부 구간의 경우 지반 침하 등의 이유로 중단해야 했다.

라원리 마을주민들은 이 같은 고통을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지만, ‘적극행정’을 지향했던 보령시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마을 주민들의 외침은 5번의 탄원서와 6번의 시장면담, 6번의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 15일 보령시청 앞에서 신만균 라원2리 노인회장이 삭발식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15일 보령시청 앞에서 신만균 라원2리 노인회장이 삭발식을 갖고 있다.

마을의 가장 어른인 노인회장은 건강악화에도 ‘삭발식’까지 가지며 주민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지난해 9월 15일에는 보령시청 앞에서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마을대책위원회와 기후위기보령행동, 보령시민참여연대, 보령민주단체협의회,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녹색당 충남도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세 차례의 진정서를 냈지만 미온적인 보령시는 직무유기’라며 주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날 자리에서 신만균 라원2리 노인회장이 삭발식을 가지며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5일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마을대책위원회와 기후위기보령행동, 보령시민참여연대, 보령민주단체협의회,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녹색당 충남도당은 보령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령시의 청라면 라원리 불법 폐기물 즉각 처리와 주민 안전과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9월 15일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마을대책위원회와 기후위기보령행동, 보령시민참여연대, 보령민주단체협의회,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녹색당 충남도당은 보령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령시의 청라면 라원리 불법 폐기물 즉각 처리와 주민 안전과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4월 ‘더 이상의 산림훼손과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행정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주민들이 체감할만한 조치는커녕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면서 보령시의 미온적 행정이 지적되기도 했다.

‘불법폐기물 매립’과 관련 주민들은 악취에 직접적인 고통을 받고, 침출수와 토양 오염의 두려움이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 4일 보령시 청라면사무소에서 라원2리 폐기물매립 반출과 관련 김동일 보령시장이 대책위원회 주민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보령시 청라면사무소에서 라원2리 폐기물매립 반출과 관련 김동일 보령시장이 대책위원회 주민들과 면담을 갖고 있다.

이어진 11월 4일 김동일 보령시장은 청라면사무소에서 라원2리 피해대책위원회와 시민.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반자에게 관련 계도장 등 최후통첩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정대집행을 통해 이른바 ‘최후통첩’과 ‘맑은 물’도 약속했다.

또, 11월 28일 현장을 찾은 김동일 보령시장은 완벽한 폐기물 반출을 재차 지시했다.

하지만, ‘행위자의 반출’만을 강조했던 보령시의 태도에 주민들은 12월 또다시 시장면담을 갖고 ‘시청의 직접 대집행’ 약속을 받았지만 결국 해를 넘겼다.

2월 15일 라원2리 주민 및 보령시민.사회단체, 정의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 등 20여 명은 오전 10시 김동일 보령시장 면담에 이어 시청 광장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폐기물 매립 묵인한 보령시청의 책임’을 재차 따져 물었다.
2월 15일 라원2리 주민 및 보령시민.사회단체, 정의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 등 20여 명은 오전 10시 김동일 보령시장 면담에 이어 시청 광장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폐기물 매립 묵인한 보령시청의 책임’을 재차 따져 물었다.

지난 2월 15일 다시 거리로 나온 라원2리 주민 및 보령시민.사회단체, 정의당 보령.서천지역위원회 등 20여 명은 오전 10시 김동일 보령시장 면담에 이어 시청 광장서 기자회견을 갖고 ‘산업폐기물 매립 묵인한 보령시청의 책임’을 재차 따져 물었다.

김동일 보령시장과의 면담에서 ‘2월 28일까지 반출을 완료하고 불법 매립 지역 방역 등 조치로 악취발생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보령시장 직인의 공문을 받았다.

2월 17일 보령시 라원2리 주민 대책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텐트농성에 들어갔다.
2월 17일 보령시 라원2리 주민 대책위와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텐트농성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라원2리 주민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보령시가 약속한 ‘2월 28일까지 완벽한 반출이 되는지 지켜 볼 것’이라면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보령시가 밝힌 불법폐기물 반출량은 1만 여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가까이 주민들이 보령시를 비롯해 각 기관과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호소했던 값진 결과지만 남은 것은 ‘상처’와 ‘두려움’이다.

주민들은 3일 이 같은 결과를 기념하는 자리를 가졌다.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대책위원회 주민들과 보령민주단체협의회, 보령시민참여연대, 기후위기보령행동,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충남녹색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회관서 폐기물 반출 기념 잔치를 열었다.

지난 1년 여 동안의 ‘투쟁 속 삶’에 대한 과정과 향후 대책을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충남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처장
충남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처장

충남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처장은 “주민들 너무 고생 많으셨다. 환경 싸움들을이 많지만 승리를 하기 위해 주민들께서 얼마나 끝까지 활동을 이어가시느냐 그 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얼마 전 현장을 갔다 왔는데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 마음이 아픈 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주민분이 이 사실을 아시고 얼마나 계속 감시하고, 시청이 어떻게 요구를 하느냐, 행정이 어떻게 요구를 하고 그들이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서 얼마나 요구를 하느냐가 이 싸움을 진짜 승리로 만드는 길이라는 생각이다.”면서 “이제 지하수를 사용하는 지역에 사실 하수도가 깔려 있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고 그러다 보니 어떤 불법 행위들이 일어났을 때, 깨끗한 경우에 더러워지면 바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미 더러워진 다음에는 사실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한 번 오염된 지역에 끊임없이 더 많은 환경 피해들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시청에서 주민들이 요구하시는 부분이 해결된 다음에는 하수도를 빠르게 그 어떤 것보다 먼저 빠르게 설치해 깨끗한 환경에서 계속 이 환경을 지키면서 살아가실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녹색당 이수희 공동위원장
충남녹색당 이수희 공동위원장

충남녹색당 이수희 공동위원장은 “3월 3일 오늘 이 자리는 2018년도부터 긴 시간 외롭게 이 싸움을 해오신 주민 여러분 대책위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위한 자리인 것 같다.”면서 “지금 이 자리를 통해서 라원리와 똑같은 문제로 전국에서 많은 아직도 싸움을 이어가고 계시는 분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를 많이 쓰고 건설을 많이 해서 쓰레기와 폐기물이 많이 만들어지는 곳은 라원리가 아니라 큰 도시다. 이 발생하는 쓰레기와 피해와 부담은 우리 라원리 아니면 발전이 더딘 작은 도시라든지 아니면 이미 유해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모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매립장에서 나오는 이익은 사업주가 가져가는데 건강과 환경과 그리고 그 모든 피해는 모조리 작은 마을의 주민들이 안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정책기본법 7조가 있다. 환경을 오염시키고 훼손을 발생시킨 사람이 오염 훼손된 환경을 회복하고 복원할 책임을 진다는 법이다.”면서 “내가 사는 지역이 어디이고, 내 수입이 얼마이고, 내 나이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환경정의가 지켜지도록 그리고 이 지극히 상식적인 환경정책법이 지켜지도록 지자체와 그리고 지역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방관하지 않도록 녹색당이 더 함께하고 더 열심히 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충남도당 한정애 위원장
정의당 충남도당 한정애 위원장

정의당 충남도당 한정애 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 가장 빛나는 분들은 라원리 주민들이시다. 아직 좀 싸움이 남아 있다. 그것까지 함께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희도 함께 하겠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이 악취 문제로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었고 한 1년여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낸 큰 승리다. 큰 비가 내려서 장마철이 되기 전에 제대로 복구되고 우리 주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저희 정의당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그리고 보령시가 주민들의 삶을 안전하게 지키고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이신 여러분들이 함께 하셨듯이 당사자들과 함께 지역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주민들이 연대들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령민주단체협의회 김영석 공동대표
보령민주단체협의회 김영석 공동대표

보령민주단체협의회 김영석 공동대표는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단결해서 우리 마을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느꼈기 때문에 우리 같이 계신 우리 연대단체들 충남에 보령의 시민사회단체들 정당들이 함께 해서 공동의 승리를 가져왔다.”면서 “오늘의 이 승리는 라원2리 마을에 두고두고 정의로운 역사로 마을의 역사로 간직하고 기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주민들이 앞장서서 불법과 부정의에 맞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특히 보령시가 처음부터 잘했으면 우리 마을 주민들이 고생을 안 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막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보령시의 잘못된 행정과 그 관료적인 부조리한 주민을 생각하지 않는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 라원리 주민들이 더욱더 그런 면에서 앞장서는 그런 마을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뛰어난 정신이 우리 보령 전체를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대책위원회 주민들과 보령민주단체협의회, 보령시민참여연대, 기후위기보령행동,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충남녹색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3일 마을회관서 폐기물 반출 기념 잔치를 열었다.
라원리 폐기물 불법매립 대책위원회 주민들과 보령민주단체협의회, 보령시민참여연대, 기후위기보령행동,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충남환경운동연합, 정의당 충남도당, 충남녹색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3일 마을회관서 폐기물 반출 기념 잔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훼손된 산지 복구와 수질오염, 토양오염, 잔여폐기물 등 조사와 함께 안전한 원상복구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구체적으로 ▲불법매립지 하류 마을상수도 및 자가수도 수질조사 ▲불법매립지 감시원 배치 ▲불법매립지 상하류 하천수 수질조사 ▲불법매립지 토양분석 및 결과 비교 ▲마을주민 신변보호조치 ▲잔여 불법폐기물 조사 ▲방범CCTV 설치 ▲불법매립지 방역 소독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번 ‘라원리 불법폐기물 매립’ 건과 같이 보령시 내 폐기물 불법매립 현황 파악과 조례제정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보령시청 앞에 설치된 텐트와 피켓, 현수막은 3일 철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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