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측 위원들도 일제히 정진섭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공공산후조리원을 반대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 중앙정부가 해야 할 일을 성남시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며 “칭찬은 못할망정 공공복지를 정부가 나서서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1일 오후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2015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보건복지부가 성남시의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을 불수용한 것을 두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보건복지부의 행태에 대해 지적했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 공공산후조리원 및 임산부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의 지침 상 기준인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을 저해하지 않고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전혀 없다”며 “성남시 재정을 아껴서 시민을 위해 진행하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불수용 되었다”고 법률적 근거를 제시하고 보건복지부의 불수용 입장에 대해 지적했다.
이재명 시장은 “빚내는 것도 아니고 중앙정부의 지침에 부합한 사업을 하려는 것인데, 중앙정부가 못하는 것을 지자체가 자신들의 돈으로 하면 칭찬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렇지 않고 반대를 한다”며 “복지부가 국민 복지 증진을 위한 기관인지 아니면 복지 후퇴를 위한 기관인지, 또는 복지방해부인지 모르겠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에 더 나아가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사업 불수용은 복지부가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꼬집고 “보건복지부가 대안으로 출산장려금 확대 지급을 권고했는데, 왜 출산축하금은 주면 되고 산후조리비로 주는 건 안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시장은 덧붙여 “산모와 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사업 확대는 모든 주민에 해당되는 게 아니라 소득분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대상이 제한되어 있는데 어떻게 지원하느냐”고 반박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도 일제히 정진섭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타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남인순 의원은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하려는 사업인데 복지부가 대안으로 말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파견 제도는 전국 사업이란 점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목희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공공산후조리원을 막는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양승조 의원은 무상공공산후조리원에 대해 “좋은 취지인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결국 복지부가 이걸 못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복지부를 정면 비판했다.
답변에 나선 정진섭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산후조리원이 집단감염 문제와 화재 문제에 취약하다”면서도 “(성남시와) 협의가 다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향후 공공산후조리원 시행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시장의 ‘복지방해부’라는 표현을 놓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회다’ 싶은 반발성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성남시장이 증인으로서 국감장에 서서 복지방해부라고 했는데 여기가 무슨 정치 발언하는 유세장이냐. 듣기 거북하다”며 속기록에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같은당 김기선 의원도 정진섭 장관에게 “복지방해부 장관이라는 표현까지 들은 것에 대해 말씀해 보시라”고 발언 기회를 줬다.
정진섭 장관이 “각 지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고 답변하자, 김기선 의원은 즉각 “무슨 이런 모독된 말을 듣고도 느끼는 것이 별로 없느냐? 분노를 느끼지 않나?”고 정진섭 장관의 사적 감정을 부추기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성남시장과 국회 보건복지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가 진행중인 정부 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복지부의 이재명표 공공산후조리원 불수용 입장에 대해 비판하고, 이를 즉각 수용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