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으로 활동하면서 안타깝고 씁쓸한 화재현장을 수도 없이 겪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주무시다가 화재로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잠깐의 실수로 한평생 살던 터전을 잃어 슬픔에 빠져 있는 화재피해 주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애잔함과 함께 슬며시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이런 화재사건을 접할 때마다 집에 소화기 1대만 비치해 놨어도, 방안에 화재경보기가 설치돼 있었다면 어쩌면 이런 재난과 아픔을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우리가 평소에 얼마나 안전사고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번 되짚어 볼 필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현재 소방서에서는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7년 2월 5일부터 단독주택(단독·다중·다가구)과 공동주택(연립·다세대)에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 된 법률 개정사항과 설치 촉진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 등 다방면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대다수의 주민들이 여전히 주택용 소방시설이 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나와 사랑하는 가족, 이웃을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인 주택용 소방시설을 모르고 있으니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하며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설치해야 되고 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설치해야 한다.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의 위력과 비슷하다’라는 말도 있듯이 초기 소화에는 소화기만한 소방설비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에 취약한 심야시간대에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안전지킴이로써 연기를 감지하면 자체 내장된 음향장치가 작동해 경보음을 울려 신속한 대피를 도와주는 장치다.
이번 무더운 여름날 우리 집과 부모님 댁에 에어컨 설치할 때, 주택용 소방시설도 같이 설치하여 우리 가족과 부모님의 안전을 함께 챙기는 알찬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