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해량열차’가 화재안전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 한 의자로 지금까지 약 2년 간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한달 간 모든 열차에 대한 전수조사를 완료하고 이상 없음을 발표했음에도 해랑열차의 의자 커버지의 ‘연기밀도’기준이 코레일이 철도차량기술기준의 합격 기준에 미달한 것이 드러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 갑)은 12일 대전 코레일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화재안전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 한 의자로 지금까지 약 2년 간 운행한 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을 상대로 전 열차에 대한 재조사와 강력한 방지 대책, 입찰과정과 시험서 검수 방안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소병훈 의원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시험성적서를 분석한 결과, 의자 쿠션재의 연기밀도가 기준치에 미충족한 것으로 발견됐다.
A업체가 코레일과 납품계약을 맺은 2018년 당시 코레일의 ‘철도차량기술기준’에 따르면, 연기밀도는 125 이하여야 합격기준에 도달한다.
하지만, 해랑열차의 시험성적서는 의자 쿠션재가 1.5분 간 불에 노출 됐을 때는 평균 175, 불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는 평균 132 이하로 모두 연기밀도가 125이상으로 모두 기준에 미충족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소병훈 의원은 “지금 해랑열차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A업체가 납품한 해량열차의 의자를 다 뜯어내고 전 열차의 화재위험성적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야한다”며,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에서도 화염(불)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지하철 의자에서 나온 연기로 인해 질식사한 피해자가 더 많았기 때문에 열차 내장재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며, 국토부가 책임지고 모든 열차의 화재위험성적서에 대한 재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국토교통부 강희업 철도국장은“전 열차에 대한 재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코레일은 소병훈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화재안전성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해랑열차의 의자 커버지가 납품된 것은 담당자의 단순 착오로 판단된다”며, “의자를 납품한 A업체가 화재시험을 시험기관에 의뢰하여 성적서를 제출하기로 했으나, 시험일정 지연, 연내 시행 완료 등을 고려해 품질보증각서를 제출하고 조건부 승인 후 작업을 시행했다.”며, “아직 코레일 담당 직원과 A업체의 공모 여부는 파악하지 못 했다. 향후 내부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고발조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A업체는 지난 8월, 국토교통부 내부 조사 결과 KTX-산천 카펫의 화재위험성적서 위조, 지하철 바닥재 미끄럼 방지성적서 위조 정황이 발견돼 수사 기관에 고발된 상태다.
소병훈 의원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철도가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기본적인 안전조차 코레일이 챙기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유기를 넘어서 국민들의 생명을 빼앗는 행동에 가깝다”며, “코레일과 의자 커버를 납품한 A업체와의 공모 여부, 시험성적서 검수 과정 등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위험성적서 등 성적서를 위조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업체의 공공입찰 자격을 영구박탈하는 개정안을 입법 준비 중에 있다.”며, “현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제 27조 1항 에 따라, 부정당업자는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입찰자격이 정지되는데, 특히, 생명, 안전과 관련해 위조된 성적서를 제출한 부정당업자는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2년 자격정지가 아니라 입찰자격 영구박탈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찰우 기자